오늘 여러가지 일로 종로에 나갔습니다. 용산과 집만 왕복하다 종로쪽에 나가니 확실히 새롭긴 하더군요. 하지만 참으로 엄한 광고 하나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어떤 전광판 하나에 나온 광고 때문입니다. 무슨 전광판협회 이름의 광고인데 광고의 내용이 참으로 황당합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 찬가'
처음부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로 시작해서 인수위원회 소식을 끊임없니 뉴스처럼 '그것만' 계속 돌려 보여줍니다. 그 건물에 인수위원회가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구요. 지난 10년동안 이렇게까지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밀착 보도하며 만세를 외쳐준 이익단체가 있었던가요?
원래 어떤 정당의 대통령이 되건 줄을 대려는 사람들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DJ때도, 노통장때도 적어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용비어천가를 불러대진 않았습니다.(전땡뉴스의 주인장과 물통때는 저는 선거권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3대 신문사들은 옛날부터 이명박 대통령 올인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왔으니 지금 새삼 달라질게 없긴 합니다. 어떤 정책을 해서 어떻게 경제가 좋아진다는 소리 없이 '그냥 경제가 좋아진대니까'만 앵무새 저리 갈 정도로 떠들어대긴 합니다만. 하지만 다른 동네들의 줄대기는 참으로 보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전광판협회같은 정치에 관계도 없을 동네까지 찬가를 불러가며 아양을 떨 정도라면 정권의 해바라기 노릇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것도 출범도 하지 않은 정권의 해바라기 노릇이라면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S모 방송사는 전혀 상관 없는 뉴스와 이명박 당선자를 엮어서 포장하려고 합니다. 서해안 기름 테러(?) 방제 노력 기사 뒤에 '이명박 당선자는 xx해서 좋게 하겠다'라는 뉴스를 붙이고, 불우 어린이 기사 뒤에도 '이명박 당선자는 xx해서 좋게 하겠다'라는 이야기를 후속 기사로 내보냅니다. 뉴스의 절반(날씨가 있으니 절반은 아니겠군요.)을 이명박 글자가 들어가는 기사로 채워지는 이런 웃긴 뉴스를 우리는 듣고 있습니다. 노통장이 당선 되었을 때 S모 방송사가 비슷한 일을 한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DJ때도 없었구요. 덤으로 K모 국영방송과 M모 방송도 줄대기에 들어갔으니 언론 장악(?)은 아주 편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임기도 시작하지 않은 대통령 당선자를 벌써부터 흠잡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노골적으로 이익단체들의 충성 경쟁이 벌어진다는 것은 나라의 앞날을 매우 어둡게 합니다. 이익단체는 콩고물을 바랄테고 대통령은 콩고물을 주기 위해 무리를 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러면 부정이 벌어지고 나라의 뿌리는 흔들립니다. 언론을 장악한 재벌, 베를루스코니의 손에 나라를 맡긴 이탈리아가 그 후 부정으로 얼마나 많은 기회와 에너지를 날렸는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뻔뻔하게, 그리고 민망할 정도로 줄을 대고 그것을 받아주는 사회,
그런 사회에 밝은 에너지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민망한 세상에서 민망함을 말하고 기회가 될 때 민망하지 않을 사람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엔 없습니다. 이런 노래를 부르면서 말입니다.
아- 개한민국 아- 우리 조국 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