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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체절명도시 - 해당사항 1건
2008/05/13   중국 지진에 더 생각나는 게임, 절체절명도시(絶体絶命都市)


2008/05/13 21:45 2008/05/13 21:45
 중국 지진에 더 생각나는 게임, 절체절명도시(絶体絶命都市) - 게임, 컴퓨터 이야기 : 2008/05/13 21:45
  게임명  절체절명도시(絶体絶命都市)
제품번호  SLPS-25113(일본판 기준)
개발/유통사  IREM
장르  서바이벌 어드벤처
하드웨어  PlayStation2
플레이어  1명
네트워크  불가
출시시기  2002년 4월
출시지역  일본, 한국

어제 중국에서 강진이 발생하여 무고한 인민(그 동네에서는 그렇게 표현하니 일단 그 동네 표현을 따라 보았습니다.)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중국 13억 인구에서 몇 만명이 죽어봐야 티라도 나겠느냐 하는 때에 맞지 않는 우스개소리도 없지 않고, 중화민족주의를 내세우는 중국에 천벌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지금 그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 정도의 강진이 발생하면 중국이 되었건 우리나라가 되었건 미국이 되었건 몇 만명의 목숨의 희생은 피할 수 없습니다. 파키스탄에서도, 이란에서도, 인도에서도 수 만명 씩 무고한 사람들이 제 명에 저 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강제 소환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남의 나라 일이라고 하지만 저 사람들의 죽음을 '티도 안나네'하며 웃음 거리로 삼을 수 있을까요? 또한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중화민족주의로 무장한 엘리트의 땅인 동부 해안이 아닌 차별받는 땅, 서부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중국의 현실을 여전히 안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이 왜 동부 몇몇 코 높은 엘리트들의 망발을 대신해 죽어야 하는 것입니까?

자연 재해는 완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제 아무리 왼 손에 M-16을 든 원숭이 부시라 할지라도, 징 박힌 장갑을 낀 KGB맨 푸틴이라 할지라도, 핵 가지고 세계를 갖고 노는 북쪽 배추머리 김씨라 해도,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나오는 도쿄도청에서 망언이나 지껄이는 이시하라 영감이라고 해도, 미국에서 카트라이더 된 것이 뭐 그리 벼슬이라도 한 것 처럼 가문의 영광을 삼는 256KB 뇌 용량을 가진 우리네 지도자라 해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 피해를 키우는 것은 전적으로 사람의 잘못입니다. 경제 발전을 내세워 새 건물을 짓기만 바쁠 뿐 안전 문제에는 소홀했다 도시가 괴멸된 중국이나 인도처럼, 토건 세력의 이익을 위해 지형을 마구 바꾸고 안전에 대한 경고는 철저히 무시하다 허리케인 한 방에 도시 서민들만 물귀신을 만들어버린 미국처럼, 내진 설계 하나는 자신 있다고 콧대를 세우다 정작 막아야 할 지진 한 번에 도시 하나가 마비된 일본처럼 도시와 지역의 시스템을 계획하는 사람들,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 그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얕은 꾀로서 작은 위기만 넘기려 하고 본질을 피하려 하는 이상에는 이런 재난은 영원히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지진을 보며 iris는 오랜만에 게임 하나를 꺼내 들었습니다. PS2 게임기용으로 나온 서바이벌 어드벤처, 절체절명도시(絶体絶命都市)가 그것입니다. PC용이 아니며, 우리나라에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 어드벤처 장르이니 해 본 분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이 게임은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이 게임의 재난은 지진입니다.(2편은 수해입니다.) 최신 기술만 믿고 사실상 부실공사를 자행한 인공섬이 지진 한 번에 어떻게 붕괴되는지 굳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이 갈 것입니다. 이미 무너진 수 많은 건물들, 서 있는 건물이라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 라이프라인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하는 절박함은 게임이 아닌 현실일 때 더 두렵습니다. 하지만 게임만으로도 두려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발 내딪는 것 만으로도 목숨이 끝나는 상황을 이 게임은 아무런 BGM 없이 연출합니다. 아무런 음악도 없기에 이 게임은 더욱 실감있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작은 실수나 확인 미숙이 게임을 끝내버리는 경험은 세심하지 못한 게이머에게는 짜증이 되겠습니다만, 웬만한 게임에서는 주기 어려운 모골 송연한 긴장감을 이 게임은 안겨줍니다. 대전 액션이나 레이싱 게임의 아드레날린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오는 차가운 아드레날린을 뿜게 만듭니다.

이 게임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서바이벌의 느낌을 잘 살려줍니다. 그러면서도 결국 재해를 키우는 것은 사람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웁니다. 1편에서는 최신 날림(?) 공법을 과신한 도시가 괴멸되는 모습으로서, 2편에서는 엉망으로 설계한 도시 배수 시스템으로 인한 기습 폭우에 도시가 마비되는 모습으로서 도시와 땅을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들의 태만과 자만이 재해를 더 크게 만들고 있음을 조용히 다그칩니다.

지금 PS2를 가지고 있다면 이 게임을 한 번 사서 플레이해 보십시오. 우리나라에서는 1편은 정식 발매가 이뤄져 있으며, 한글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PS2 정식발매 초기 타이틀이니 이제는 값도 쌉니다.

광우병 등 나라가 재해를 불러 일으키면서 그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재해를 강요하는 정부를 가진 나라에서, 지진으로 수 만명의 목숨이 황천을 떠도는 것이 옆 나라에서 터지는 나라에서, 그러면서도 이런 재해가 주변에서 마구 터짐에도 이에 대해 깨우침을 얻지 못하는 나라에서 사는 우리에게 이 게임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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